후쿠오카는 의외로 50대 이상의 한국 아저씨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오직 '빠칭코'만을 하기 위해 장기간 이곳에 머물곤 합니다. 


박사장님은 마른 체구에 큰 키, 작은 얼굴을 가진 부산사나이였다. 

나이를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대학생 딸이 있으며 당구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달에 두 번정도 후쿠오카를 찾았으며, 

한 번 오면 일주일이상 머물며 오직 빠칭코만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라면 먹고, 아침 10시 오픈시간부터 계속 게임을 하다가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저녁 9시까지 계속하다가 돌아오곤 했다.


돌아오면 그는 '아이고 되다'라고 말하며 

맛있는 거 사오라고 용돈을 주거나 배달음식을 시켜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빠칭코는 사행성이 높은 도박의 일종이지만, 일본에서는 굉장히 큰 사업중 하나이다. 

후쿠오카 도심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남녀노소가 나름 건전하게? 즐기는 듯 보이기도 한다. 

게임장에 가면 돈으로 구슬을 충전하고 구슬을 일정구간으로 흘려보냄으로써 게임을 진행하는 빠칭코와 

그림을 맞추는 슬롯머신이 있다. 



그를 따라 한번 방문했었는데, 사람이 굉장히 많고 담배연기가 자욱했다. 

기계는 소음에 가깝게 매우 시끄러웠고 나름 여러 종류의 게임이 있었으며, 

뭔가 복잡해 보여서 초심자는 어느정도 진입장벽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빠칭코는 구슬의 가격에 따라 종류가 갈리고 게임의 애니메이션이나 스토리에 따라 종류가 갈리는데, 

구슬 하나가 4엔짜리(일명 욘칭코)인 삼국지 풍의 게임을 했었다.


게임이 진행되면 중간에 이벤트같은 것이 열리게 되는데 

거기서 연속해서 승리해야 돈을 딸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뉴질랜드에서 카지노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빠칭코는 적은 돈으로도 오래 놀 수 있고 한번에 많은 돈을 걸 수도 없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박사장님을 보고 있으면 꼭 그렇지도 않다. 

그만큼 오랜시간 빠칭코만을 하다보니, 딸 때는 몇 백만원을 따기도 하지만 

잃을 때는 천만원 이상 잃고 돌아갈 때도 있다고 했다. 


식비는 그렇다 치더라도 교통, 숙박비까지 따져보면 명백하게 손해를 보고 있었고 그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돈을 따기 위해 다음 달에도 후쿠오카에 올 예정이라고 했다.


아직까지 그가 땄다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어쩌면 그도 돈을 딸 생각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은 돈을 쓰기 위해 하는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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