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우리에게 일상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낯선 공간과 시간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여행은 순간이고 일상은 지속적입니다


   힘든 일상을 여행으로 치유하기 보다, 일상을 행복하게 보내고 싶어서 이곳이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부지런한건지 게으른건지 일본 일상에 어느새 적응해버린 다니입니다. 오늘은 워홀러의 평범한 하루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그전에 일본으로 떠나기 전에 제가 가졌던 환상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고 싶네요. 일단 저는 외국인이고, 게다가 요즘 일본여성들에게 한국남성이 인기가 많다카더라,, 라는 말까지 들어서 뭔지 모를 자신감과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있어도 일본사람들이 먼저 관심을 가져주어 친구도 많이 사귀고, 같이 놀러갈 일도 많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잘생긴 배우분이 일본에서 하는 인터넷 생방송을 보면 거리를 지나가기만 해도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밥도 먹으러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하지만 단순히 그가 잘생겨서 그랬던거 같습니다. 

 

 확실한 건 가만히 있으면 진짜 가마니가 되어버린다는 것.


 저의 하루는 아침 9시쯤 시작됩니다. 3일에 한번꼴로 청소를 맡는데, 청소 날은 베드메이킹, 화장실 및 샤워실 세면대 청소, 빨래돌리기, 청소기돌리기, 쓰레기버리기 등의 일을 합니다. 제주도에서 일했던 게스트하우스는 얼룩이 져야 이불 커버를 갈았는데, 이곳은 매번 교체하기 때문에 베드메이킹이 다소 번거롭습니다. 그래도 뭔가 친구를 마음 놓고 부를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네요. 게하가 크지 않아서 혼자하면 10시반 정도에 시작해서 1시정도면 청소가 끝납니다. 스텝들은 외식을 하면 비싸기 때문에 냉장고에 사놓은 재료로 파스타나 볶음밥같은 간단한 요리를 해 먹는데요. 저는 귀찮아서 그냥 안먹고 좀 더 쉬는 편입니다. 


 요즘 유튜브에 일본어 방송에 자막을 달아놓은 영상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쉬는 동안은 주로 그걸 보면서 양심의 가책을 조금 줄입니다. 어쩌면 롤챔스 대회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는 시간이 조금 더 길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뒹굴거리다가 배가 너무 고프다 싶으면 씻고 근처 맛집을 찾거나 편의점에서 싸게 먹습니다. 맛집은 주로 네이버에서 찾아본 곳을 가보는데 맛을 기준으로 고른건지 가격이 높은 것을 고른 건지 확실히 비싼 곳들이더라구요.. 맛있어야 본전이고 맛없으면 손해보는 느낌? 이제는 사실 별로 기대는 안하지만, 일본은 먹을 곳이 워낙 많다보니 어디갈지 몰라서 아직은 네이버에 의존하고 있어요. 편의점은 요즘 우리나라도 잘 나오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렴하게 먹으려면 강추. 


 아무튼 밥먹고나면 어느새 5시 정도 되서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탭들 혹은 여행객들과 모여 않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맥주 한잔(일본사람들은 과음하지 않는 편이며, 맥주를 참 좋아합니다)을 합니다. 이렇게 같이 있으면 일본 사람들이 뭔가 같이 하자고 해줄 거라 생각했지만, 아무 일도 안생기더군요. 그래서 요금은 체육관 가자, 볼링 치자, 축제 가자 등 이런저런 제안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랫더니 생각보다 반응이 호의적이더군요(뭐하자고 하면 한가한지, 거절하지 싫은 건지 대부분 ok!). 물어보니까 저 오기전엔 밤마다 이럴게 술마시는 분위기도 아니였다고 하네요. 아무튼 그렇게 12시가 넘도록 놀다가 일본어도 전혀 이해가 안되기 시작할 때 쯤, 침대로 들어가서 유튜브를 또 한참 보다가 잠이 듭니다.


 행복해 보이나요? 개인적으로 꾀나 만족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의 큰 부분이 게스트하우스에서 생활한다는 점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 같아서 게하 스텝으로 워홀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확실한 것은 어디서 생활하든 적극적으로 일본사람들에게 다가가면 그들은 호의적으로 당신을 대할 것입니다.

   1년전, 고등학교 친구들과 우연히 보냈던 히로시마에서의 4일 동안 느꼈던 한 가지 '여기서 살아보고 싶다'


   한국나이 28살, 일본나이 26의 저는 그 기분에 이끌려 3월 7일부터 후쿠오카에서 살고 있습니다.


   재수,군입대,휴학 등으로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대학생 신분을 내려놓자 마자 새로운 일이자 휴가가 시작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다니입니다. 오늘은 워킹홀리데이를 시작한지 1주일이 되는 날입니다. 출국하기 전에 6주 정도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 스텝을 할 때부터 블로그를 만들자 만들자했는데, 게을러서 이제야 첫글을 쓰고 있네요ㅠ 아무튼 저도 워홀 준비할 때 블로그의 도움을 참 많이 받았기 때문에 조금이나 저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 소중한 경험의 기록을 남겨보고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예비 워홀러들 화이팅!


 2017년도 4분기에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에 합격을 해서 2018년 3월 7일에 후쿠오카에 입국했습니다. 참고로 비자가 나온 순간부터 1년간 비자의 기간이 유지되며, 출국을 하게되면 그 시점부터 다시 1년간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일본에 체류할 수 있습니다. 2012년도에 뉴질랜드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았을 때도 그랬으니 대부분 그런 방식이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저는 일본어가 다소 부족해서 외국인이 많다는 도쿄, 후쿠오카, 오사카 중에 후쿠오카로 결정해서 오게 되었는데,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른 지역에 방문해 본 적이 없어서 비교하긴 어렵지만, 주변에 딱히 갈 만한 곳이 없고, 타 지역에 비해 도서관, 체육시설과 같은 복지시설이나 편의시설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밥집이랑 쇼핑할 곳, 관광객(특히 한국인)은 엄청 많구요. 겨울엔 따뜻한 만큼 여름에 습하고 무척 덥다고 하네요. 다른 블로그에서 잘때 추우니까 전기요를 챙기는 편이 좋다고 해서 챙겨왔는데, 9개월은 지나야 처음 뜯어보게 생겼어요ㅠ


 하지만 숙소를 잘 잡아서 그럭저럭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는 하카타역 근처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무료숙박을 하고 청소를 도와주는 스텝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후쿠오카의 숙소를 알아보니까 원룸같은 경우 월세와 더불어 이런저런 초기 비용이 많이들고, 쉐어하우스의 경우 그렇게 싸지도 않고 수도 적으며 서로 어울리는 분위기도 아니라고 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미리 숙소를 계약하지 않고, 직접 후쿠오카에 가서 부동산 등을 통해 정해볼 생각었어요. 하지만 유튜브에서 어떤 분이 후쿠오카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텝으로 근무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찾아보는 방법은 구글에서 게스트하우스를 검색한 뒤, 홈페이지에 방문하여 구인여부를 알아봤고, 하고싶다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출국 6일전 쯤 메일을 보냈는데 운좋게 바로 구해서, 첫 날부터 무료 숙박을 하게 되었네요. 월급은 없고, 3일에 한번정도 청소와 체크인, 체크아웃을 도와주고 숙박비를 공짜로 하는 시스템인데, 여기서 만난 한국인 스텝이 오키나와나 교토에서는 같은 대우였지만 일은 훨씬 더 많았다고 하니, 근무조건을 잘 보고 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여행을 많이 하기위해 온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아직 다른 알바를 구하지 못해서 그런지 별로 할 일이 없어서 게스트하우스의 로비?랄까 거실 비슷한 공간에 매일 저녁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일본어가 서툴러 말도 잘 못하고 알아 듣기도 힘들지만 이곳의 스텝들, 여행객, 같은 방의 일본인 장기 투숙객과 밤에 맥주 한 잔 나누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저처럼 돈도, 일본어도 충분하지 않고 사람은 만나고 싶지만 여기저기 찾아다닐 용기가 없으신 분에게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위홀을 시작하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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